안녕하세요! 같은 반 친구입니다. 오늘은 출근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왜 취업을 하려고 애를 쓰고, 매일 아침 어렵게 출근을 하고,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일까요? 매일 아침 ‘아빠가 집에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제 딸을 두고 저는 오늘도 출근을 합니다.
퇴사일기를 쓰게 된 이유
글을 쓰다보니, 제목은 퇴사 일기인데 어느새 신입사원 적응기가 되어 버렸다. 1화에서 이야기했듯, 출근한 첫 날 퇴사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출근이 처음이 아니어서 더욱 그랬을지 모르겠다.
내가 첫 출근한 부서에는 만년 과장님이 한 분 계셨다. 그야말로 일에 쩔어서 허우적 대고 있는 중년 남성의 모습 그대로였다.
신입사원에게 눈 길 한 번 주지 못하고, 책상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문득 이유를 알 수 없는 무력감과 함께, ‘내가 저렇게 살아가기 위해 이토록 열심히 취업하려고 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을 하는 이유, 즉 출근의 의미가 있어야 ‘내가 주인공인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이란 무엇일까?
일은 경제적인 생산을 위한 임금노동으로 특정 조직에서 임금을 받고 일정한 직무를 수행하는 것
(이혜정, 유규창 2013)
표면적으로 일은 위 정의처럼 금전적인 대가를 위해 행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의미한다. 몰랐던 것은 아니었지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하루 24시간 중에서 절반 이상을 소비하는 회사라는 공간이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래서 가장 처음 부여한 '일'과 '회사'의 의미는 ‘나와 내 가족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행위와 공간’이었다. 뭔가 의미를 부여하자, 회사라는 공간에서 보내는 나의 시간이 좀 더 값지게 느껴지고 동기부여도 되었다. 내가 일을 잘하고 인정받으면, 내 가족의 삶도 '더 낫게' 해주는 것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의미 부여도, 한 달 정도가 지나고 내가 보았던 만년 과장님이 회사를 나가기로 하시면서 점점 회의로 바뀌었다. 그분은 가족의 삶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지 않으셨던 걸까? 아마도 그 과장님도 가족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셨을 거라 생각하니, 나의 의미부여는 더 큰 무력감에 빠졌다. 아마도 10여 년이 지난 뒤에는 나도 비슷한 모습일 테니 말이다.
이 사람들은 왜 일을 하고 있는거지?
앞서 말한 무력감에 빠지자 다른 사람들은 왜 일을 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2화에서 이야기했듯, 나는 입사하면서 여러 사람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다. 일종의 처세술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가 그들과 비슷한 생각과 마음으로 행동하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내가 보았던 우리 회사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유형 | 마음가짐 | 행복의 척도 |
유형 1 | 회사는 무슨 회사, 이 곳은 돈을 주는 곳이지 내 삶이 있는 곳이 아니다. | 회사가 아닌 곳에서의 삶과 시간의 양 |
유형 2 | 여기서 인정 받아서 승진을 하든 내 사업을 하든 커리어를 만들어 가야한다. | 업무성과와 타인으로부터의 인정, 자기만족 |
유형 3 | 여기서 나가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어떻게든 견뎌야지! | 계속해서 출근할 수 있는지 여부 |
내가 회사에서 보았던 사람들은 큰 예외 없이 이 세 가지 분류 안에 들어갔다. 어떤 부류에 속하든 이 공간과 시간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고, 그래서 나를 포함한 이 공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웠다. 1번 유형은 업무가 아닌 시간 동안만큼 행복했고, 그래서 회사에 있는 시간이 힘들어 보였다. 2번 유형은 회사 밖의 세상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 같아서, 퇴직 이후에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보였다. 3번 유형이 앞서 이야기 한 만년 과장님과 같은 부류로, 회사에서도 업무 시간 외에도 본인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보였다.
그러면 나는 어디로 가지? : 나는 '나'라는 사람의 역사책 중 한 페이지를 쓰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조금 불안하더라도 묵묵히 따라갈 수 있는 기준이나 롤모델이 필요했다. 아직 회사 경험이 부족하니 롤모델을 찾는 일은 잠시 뒤로 미뤄두고, 내가 가야 할 일종의 방향은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 ‘그러면 나는 어디로 가지?’였고, 어디로든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게 되었다. 일단 움직여 보고 그 길이 맞다면 묵묵히 계속 걸어가면 될 것이다. 만약 틀린 방향과 길이었다면, 그 경험치를 가지고 다시 수정해 나가면 된다. 가장 후회할 것 같은 방법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는 것이었다. 나아가지고, 경험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만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나의 생각과 행동, 결정이 기록으로 남거나 책으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우리가 보는 역사책의 인물들은 각자 나름의 공과 과를 가지고 평가되고, 마지막에는 완성체로서 하나의 모습을 형성한다. 그 사람들도 순간순간 했던 많은 결정과 생각이 공으로 남겨질지, 과로 기록될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도 모르게 '일'과 '회사'를 동일시하고 정적인 대상으로 이해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대학 - 취업 - 결혼'과 같이 일종의 테크트리처럼 받아들여지는 경로가 있지만, 정작 나도 그 순서대로 걷고 있지 않다. 없는 관문을 스스로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살았고, 하나의 중요한 관문을 넘어서자 다음 목표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던 것이다.
결론: 오늘도 고민한다.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망망대해를 따라 정처 없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라면, 지향점을 삼을 수 있는 북극성이 필요했다. 결국 내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 회사에서 임원이 되는 것이든, 나가서 개인 사업을 하든 그것도 아니라면 최대한 오래 살아남아서 노년을 준비하든, 매일 아침 이 공간에 나와서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그러한 삶과 새로운 여정을 위한 한 줄의 에피소드와 경험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나아가 어떤 방향으로든 움직이고 있는 나의 방향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 순간에 집중하면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 내가 느끼는 감정들을 소중히 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아가려는 의식과 노력이 훨씬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노력과 행동, 마음가짐 하나하나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생각지 않게 무거운 느낌의 글이 작성되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좀 더 희망적이고 즐거운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오늘 하루도 성장하는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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