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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전하는 말씀

취업하자마자 퇴사일기 2화 - 내가 생각하는 신입사원의 필수 마인드

by 같은반친구79 2021. 4. 27.

안녕하세요! 같은 반 친구입니다. 오늘은 취업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신입사원의 필수 마인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본 신입사원

계약직으로 일하던 2년 동안, 적지 않은 신입사원을 보았다. 누군가는 공채를 통해서 들어오고, 누군가는 특채나 경력직으로 입사했다. 당시 회사 분위기가 계약직이라는 트랙이 그들만의 리그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여서, 일종의 관찰자 시점으로 그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 회사에 들어온 사람들을 보면, 모두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보였다.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에는 크게 네 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었다.

  • 본인 능력이 출중해서 당장 회사를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 원체 성격이 조용해서 적극적이지도 못하고, 남들 하는 대로 '따라'만 하는 사람
  • 윗사람 맘에 들고 싶어서 '눈치'만 보는 사람
  • 아무 생각 없이 입사한 게 너무 좋은, 그저 좋기만 한 사람

반면에, 기존 직원들이 신입사원을 바라보는 관점은 모두 동일했다. (나는 계약직이어서 기존 조직원들이 다른 신입사원들 욕을 나에게도 하곤 했다.)

"제발 사고 치지 말고 조용히 가자."

 

과유불급 : 회사생활도 결국 사람의 감정으로 이루어지는 것

이쁨 받는 신입사원이 되려던 것도 아니었고, 남들보다 대단히 잘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저, 튀지 않고 조용히 연착륙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 입사했을 때의 목표는 기존 직원들에게 잘 물드는 것이었고,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었다. 회사생활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로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감정으로 이루어진다.(게다가 소문도 엄청 빠르다.) 그래서 사람들 눈에서 밖에 나는 순간 회복이 어렵거나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다. 잘 물들기 위해서는 나를 표현하기보다는 지금의 분위기를 잘 아는 것이 중요했다. 사내에서 하면 안 되는 이야기, 필요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공을 몰아주는 분위기나 방법, 할 때는 할 말 하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어떻게 하는지와 같이, 보편적으로 조직 안에서 통용되고 받아들여지는 '선'을 알아야 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 수동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었다.

물론 나도 일 잘하고, 내 영역을 빨리 만들고, 업무성과 인정받아서 빨리 승진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마음을 충분히 어필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일종의 '욕심'이라고 생각했을 때, 이 욕심이 독이 되어 오히려 관계를 망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너무 의욕이 넘쳐 보여도 안됐고, 반대로 아무런 의욕이 없어 보여서도 안됐다. 그리고 이런 다짐을 했다.

'딱 6개월 동안 나는 녹음기다!'

 

녹음기-녹음이-진행중이며-마음을-녹음하는-화면
녹음기

녹음기가 되자! : 사람들은 누구나 질문을 기다리고, 답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녹음기가 되기로 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녹음기 말이다. 아무 의미 없는 그야말로 '녹음기'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나에게 기존 직원들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관찰의 대상이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는지, 업무를 잘하는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그리고 일은 안 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과 그 반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가 모두 내 관찰의 대상이고 교보재였다.

하지만 녹음기가 되기로 결심한 가장 중요한 목적은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입사를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회사에 오면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기다린다. 나에게 할 질문이 많다는 것이 아니다.(물론 입사하면 많은 질문을 받기는 한다.) 내가 그들에게 하는 질문을 기다린다는 의미이다.

자소서부터 면접까지 우리는 무수히 많은 질문을 맞닥뜨린다. 입사하면 팀장은 팀장대로, 맞선임은 맞선임대로 신입사원이 할 질문을 기다리고 있다. 그게 꼰대 정신을 발휘하기 위해서든, 정말로 내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든 적절할 때 필요한 질문 한, 두 가지는 반드시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때 하는 질문들이 나의 첫인상을 결정한다. 표면적인 질문을 하는 사람은 ‘그저 그런 녀셕’으로, 맘에 드는 질문을 하는 사람은 ‘센스 있는 녀석’으로 말이다. 그러면 첫인상이란 것이 중요해서, 큰 사고를 치지 않는 한 적응을 마칠 때까지는 긍정적인 첫인상이 나름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 준다.

‘선배님은 어떻게 그렇게 일을 잘하세요~’나 ‘팀장님 덕분에 적응 잘하고 있습니다!’가 아니다. 이런 표현이나 질문들은 처음 몇 번은 기분 좋아해도, 반복되다 보면 위선자처럼 바라보는 눈초리를 견뎌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관찰한 그들의 행동이나 말을 소재로 질문하게 되면, 질문 자체가 그들의 입맛에도 맞고 이야기할 거리도 상당히 많아진다. 밑도 끝도 없이 대단하다고 할 게 아니라, 칭찬할 내용이나 질문할 내용을 명확히 언급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선배님 아까 팀장님한테 하는 이야기 제가 살짝 들었는데, 그건 이런 거예요, 아니면 저런 거예요? 저는 생각도 못했어요."

신입사원인 내 눈에 보일만한 특이할만한 상황들은 이미 당사자들도 모두 기억하고 있는 일이 대부분이었고, 그래서 내가 일단 상황을 이야기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알아서 본인들의 무용담을 늘어놓게 된다.(이럴 때 의외로 진짜 업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팁들을 많이 얻을 수 있다.)

 

결론: 언제 어디서나 진심은 통한다.

돌이켜보면 이 방법이 나쁘지 않게 먹혔던 것 같다. 회사생활하는 직장인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신을 인정하고 질문하는 사람이 나빠보일리 없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사람 대하는 처세술이 아니라, 진심으로 대하는 느낌이라면 말이다. 이 포인트가 중요하다. 처세술의 방법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진심 말이다. 내 경우에는 열심히 적고, 질문하고는 나를 본 맞선임이 그게 이뻐 보였는지, 이런저런 일을 할 때 나를 잘 챙겨주었다. 회사에서 인정받을 만한 사업이나 일을 은근히 밀어주는 경우도 있었다.

거창하게 시작한 반면에 결론이 상투적이긴 하지만, 어쨌든 언제 어디서나 진심은 통하는 것 같다. 내 생각과 마인드가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말도 주의 깊게 듣자. 분명히 어떤 상황에서건 배울 내용들이 있다. 배워서 똑같이 할 행동이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일이든 말이다. 그리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에 진심으로 대한다면 꼭 결과물이 돌아오는 순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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