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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제대로 독학하기

한국인이 외국어 공부를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

by 같은반친구79 2021. 4. 29.

안녕하세요! 같은 반 친구입니다. 오늘은 그동안 무수한 실패를 경험해 온 우리의 외국어 공부가 한없이 어렵기만 하고, 결과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태어나서 영어권 국가에서 생활해 본 적이 없는 순수한 토종 한국인입니다.(물론 여행이나 출장으로 3~4일 정도 가본 적은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매우 매우 고리타분하고 예스러운 방식으로 영어를 공부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현재 교육 관련 일을 하면서,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 공부에 대한 관점이 상당히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변한 걸까요? 한국인의 제1외국어가 영어이다 보니 영어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겠지만, 다른 외국어의 경우에도 동일한 내용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이 진행됩니다.

  1. 지금 우리의 위치 진단
  2. 외국어로 대화를 하지 못하는 이유
  3. 결론: 외국어 대화를 할 수 있는 공부 방법

 

지금 우리의 위치 진단: 외국어로 대화하기 어려움

저는 교육 관련 일을 한 지 거의 10년쯤이 되어 갑니다. 그리고 그러면서 꽤 많은 대기업 주재원이나 주재원 후보자들을 다수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이미 꽤 높은 어학등급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직 등급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위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높은 어학등급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 이유가 있습니다. 높은 등급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실제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이 이유였습니다. 제가 보았던 많은 사람들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여섯 가지 분류 중 하나에 속했습니다.

나눌 수 있는 대화 수준 높은 영어 등급 낮은 영어 등급
원활한 대화 높은 영어 등급을 가지고 있고,
실제 대화도 원활히 진행하는 부류
-
어느 정도 원활한 대화 높은 영어 등급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정도 원활한 대화를 진행하는 부류
낮은 영어 등급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정도 원활한 대화를 진행하는 부류
단어 나열 높은 영어 등급을 가지고 있지만,
단어만 나열하는 대화를 진행하는 부류
낮은 영어 등급을 가지고 있고,
단어만 나열하는 대화를 진행하는 부류
전혀 불가 - 낮은 영어 등급을 가지고 있고,
실제 대화도 전혀 못하는 부류

 

재미있는 것은 높은 영어 등급을 가지고 있지만, 단어만 나열할 수 있는 부류의 비중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어느 정도 원활한 대화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도 대화가 원활한 뿐, 아이스 브레이킹(ice-breaking)이나 대화를 주도하는 등의 측면에 있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실제 대화를 이끌어 가는 데에 꽤 큰 문제를 가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비율의 차이는 어느 정도 있었지만, 이러한 문제는 세대와 관계없이 거의 일맥상통하게 발생하는 문제였습니다. 예전 교육방식으로 공부했던 기성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영어 공부방법이 잘못되었고, 결과적으로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그 이유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 '단어만 나열한다'는 것은 대화하는 양자가 서로 완성된 문장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경우를 포함하는 내용입니다.

 

외국인과 대화하지 못하는 이유 1: 소재 부족

대화를 하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대화를 할 소재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의아하신가요? 외국어 공부 방법을 이야기 하나 했더니 소재가 부족하다니요. 하지만 꽤 높은 확률로 어느 정도 높은 등급을 보유했지만 제대로 대화를 못하는 경우, 소재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취미나 일상에 대해 물어보면 경험이 이어지거나 심화하지 못하고, 표면적인 팩트만 계속 나오는 것입니다. 아래와 같은 방식입니다.

대화순서 깊이있는 대화 표면적인 대화
화자A 김치찌게 맛집 이야기 김치찌게 맛집 이야기
화자B 맛집에 대한 질문 맛집에 대한 질문
화자A 김치찌게 맛집을 좋아하는 이유(김치찌게를 좋아함) 김치찌게가 맛있어서 좋아함
화자B 김치찌게를 요리할 수 있는지 질문 다른 좋아하는 것은 없는지 질문
화자A 요리할 수 있지만, 엄마의 김치찌게 맛을 내기 어려움 TV 보는 것을 좋아함
화자B 엄마의 김치찌게가 맛있는지 질문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은 무엇인지?
화자A 어릴 때 비맞고 먹었던 엄마의 김치찌게 맛이 기억남 스포츠 중계 보는 것을 좋아함
화자B 질문자의 어릴 적 기억이 있는 음식으로 주제 전환 어떤 스포츠 종목을 좋아하는지 질문

위 표를 보시면 '깊이있는 대화'는 한 가지 항목을 기반으로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더 깊은 대화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표면적인 대화'는 같은 주제로 시작해서 논의가 깊어지지 못하고 서로 다른 주제로 계속 이동합니다. 이런 경우 상대방과 깊이 있는 대화를 하거나, 이해의 폭을 넓히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직장인이라면 이런 경우 개인적인 래포를 형성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이처럼 소재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화가 이어지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재미없고 지루한 '공부'만 하게 되는 것입니다. 쓰이지도 않을 내용을 공부만 하다 보면, 시험이 끝나서 건 승진 발표가 끝나서 건 목표만 달성하면 공부가 이어지지 않고 끝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기업인들을 기반으로 고민해 본 결과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슬픈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제가 경험한 많은 분들은 일단 사는 것이 너무 바쁘고, 삶의 소재를 찾아갈만한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외국인과 대화하지 못하는 이유 2: 실제 생활과 동떨어진 외국어 학습

사실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이고,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를 포함한 한국 사람들의 가장 큰 외국어 대화의 장애물은, 실생활과 큰 관계가 없는 주제로 공부를 한다는 점입니다. 대학생도, 직장인도, 육아를 하는 주부도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이죠. 넷플릭스, CNN, 팟캐스트, 영자신문을 이용하고, 공부하는 텍스트나 대화도 본인의 생활과 상관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나마 본인 이야기가 들어가는 내용이 오픽 시험 준비할 때 쓰는 스크립트인데, 이 스크립트마저도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을 시험용으로 외우는 경우가 정말 많았습니다.

학습의 주제가 실생활이 되면, 본인의 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학습했던 내용들을 되뇌게 됩니다. 한 때 오래된 노트북을 살려보고 싶은 마음에 커스텀맥(일반 PC를 맥 PC 만드는 것)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유튜버와 블로거들의 리뷰를 확인했고, 저도 잘 모르는 PC 관련 용어들을 한국어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해외 커뮤니티에 관련 정보가 많다고 하여 찾아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한국어를 읽고 있어도 영어공부를 하게 되는 신묘한 경험을 하게 되었죠.

생활-기반의-언어-학습의-효과-모르는-표현인데-이해가-되는-모습
생활기반의 언어공부의 효과

기본적으로 대화의 주제가 부족한데, 나와 무관한 주제만 공부하니, 관심 가지고 좋아할 만한 생활기반의 주제를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는 셈입니다. 그래서 관련 단어나 표현, 문장을 만들어 본 경험도 부족하고 실제로 말로 하기도 어렵습니다. 실제로 외국인과 대화를 나눌 때에는 머리에서만 말이 뱅뱅 돌고 입을 다물게 되는 거죠.

 

외국인과 대화하지 못하는 이유 3: 영어 구문이나 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

앞서 말씀드린 사항들을 가정하고 한 한국인이 외국인과 영어로 대화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전반적으로 주제도 부족하고, 표현도 낯선 상황에서 그나마 머리에 떠오르는 것들은 단어뿐일 겁니다. 그나마 단어로라도 적절히 표현하면 잘 알아듣는 외국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통교육과정을 통해 교육받고 평가받는 영어는, 프린트된 텍스트의 문법 사항을 평가하거나 해석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실제로 대화할 때 이러한 문법 사항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은 생각보다 많이 가르치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은 많은 선생님들께서 가르쳐 주십니다. 다만 선생님에 따른 격차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큰 그림, 즉 언어의 구조를 이해시키기보다는, 세부적인 문법 지식을 알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래서 현지인들도 잘 모르는 문법 사항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지만, 말을 했을 때 현지인들이 못 알아듣거나 한참을 생각해서 이해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소수의 단어로라도 문장을 제대로 표현하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언어의 구조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결론: 외국어를 공부하려면 생활을 소재로, 기본구조를 기초로 공부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영어(외국어)를 공부할 때 아래와 같은 두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가능하다면) 외국어 구조에 대한 이해를 선행한다.* 
  2. 내 생활소재 또는 관심사를 주제로 공부한다.
*외국어의 구조 이해를 선행하기 어렵다면, 어느 정도 해당 언어에 대한 적응력이 생긴 이후에라도, 정리는 꼭 필요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전형적인 한국형 외국어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입니다. 그래서 위에 나열한 문제점을 온몸으로 겪었고, 나름 해결한 부분들도 있습니다.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지,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한 분들이 계실 겁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이 글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classmate79.tistory.com/entry/영어-공부법

 

같은 반 친구의 영어 공부법 소개

안녕하세요. 같은 반 친구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전통적인 교육법으로 영어를 공부해 온 저의 영어공부 혼자하기 방법들을 정리해보고,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나갈지 방

classmate79.tistory.com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의 생활을 소재로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접근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실험으로, 전혀 언어적 지식이 없는 상황의 한 가지 언어를 여러분과 함께 공부해보고자 합니다. 현재 계획은 스페인어를 공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후속으로 진행될 해당 내용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앞으로 진행할 제 경험담과 성장담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성장하시는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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