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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제대로 독학하기

같은 반 친구의 영어 공부법 소개

by 같은반친구79 2021. 5. 8.

안녕하세요. 같은 반 친구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전통적인 교육법으로 영어를 공부해 온 저의 영어공부 혼자 하기 방법들을 정리해보고, 실패 가능성을 줄이고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나갈지 방법들을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도입: 같은 반 친구의 현재 영어 수준

저는 태어나서 한 번도 영어권 국가에서 영어를 공부해 본 적 없이, 한국의 제도권 외국어 교육 체제에 맞춰 영어를 학습해왔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러면서 위기를 맞이한 적도 있었고, 운 좋게 좋은 선생님을 만나 새로운 학습법을 배운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외국인을 만나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는'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정치나 경제와 같이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는 제한이 되지만, 간단한 생활 관련 의사소통이나 해외여행에서의 대화, 업무 관련 대화는 가능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미드의 경우에는 자막의 도움 없이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70% 정도는 이해하면서 볼 수 있습니다. 문어적인 표현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구어적인 표현은 아직 학습할 게 많은 단계이고요.

간단히 말해서, 영어를 잘하지도 않지만 그다지 못하지도 않는 굉장히 애매한 수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한 상황에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 공부법을 소개하는 이유는, 제 경험을 기반으로 다양한 방법들을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참고하시고 앞으로 공부 계획을 세우시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외고를 졸업하고, 재수를 하고, 외무고시 준비를 하면서 나름 다양한 방법으로 해왔던 제 영어 공부법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제가 생각한 저의 연령별 학습방법과 성취도입니다. 구체적인 학습법과 효과는 아래에 좀 더 자세히 기술해보겠습니다.

연령 공부법 세부내용 / 특징
0세~10세 전혀 학습하지 않음 한국어 책을 많이 읽음
10세~13세 드릴링(무작정 듣고, 따라하기) EBS 영어 비디오 시청
14세~16세 소리내어 읽기 / 마구잡이 문법 교과서 소리내어 읽기 / 내신 준비
17세~19세 교과서 소리내어 읽기 / 수능 문제 풀이
20세 5형식 구조 분석 재수학원 수업 및 수능 문제 풀이
21세~25세 영-한-영 번역 / 소리내어 읽기 고시 준비 / 대학 수업
26세~29세 스크립트 만들기 / 반복하여 말하기 취업준비용 영어(OPIc / 토익 스피킹)
30세~현재 드릴링 / 스크립트 만들기 / 소리내어 읽기 회사 업무용 영어(다양한 교재 / 넷플릭스)
아래 용어 정리는 제 나름의 공부방법을 표현한 것입니다.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의미와 다소 다를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드릴링: 일정 구문을 반복하여 듣고 따라 해서, 관련 구문이 나도 모르게 입에서 외워질 정도
소리 내어 읽기: 일정 구문을 큰 소리로 읽고, 녹음하여 음성 확인
구조 분석: 일정 영어 구문이 왜 그렇게 사용되었는지 5 형식을 기준으로 형식에 맞게 분석
마구잡이 문법: 영어 구조를 모르는 채로 진행되는 조각 문법공부

 

1. 드릴링: 반복하여 듣고, 따라 하기

드릴링은 제가 의식 중에, 또는 무의식 중에 저도 모르게 가장 많이 했던 방법이라 가장 먼저 써보았습니다. 위 표에서는 10세~13세, 그리고 30세~현재에 이르는 시간 동안 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실 드릴링은 나이가 많은 성인보다는 아직 나이가 어린 유아들에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연령과 관계없이 모든 공부법은 나름의 도움을 줍니다.) 제 경우에도 의도치 않게 어린 나이에 드릴링을 통해서 효과를 경험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나이로는 10살까지 영어를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처음으로 접했던 영어 콘텐츠는 'EBS 국민학교 영어'라는 이비에스 영어 비디오였습니다. 한 시간 가량되는 12~14개의 비디오테이프 세트였는데, 저희 부모님은 제가 심심해하면 이 비디오를 틀어주셨습니다. TV 정규방송 시간이 아닐 때면 수시로 봤으니까, 하루에 1~2시간 정도 본 것 같습니다. 내용은 '영어판 딩동댕 유치원'인데 가끔 한국인이 등장해서 긴장을 풀어주는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상황극과 노래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고, 반복해서 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영어로 된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였습니다. 부모님도 의도하셨던 것은 아니지만(실제로 부모님은 영어를 잘 못하십니다.), 이 방법은 제 파닉스*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아예 영어와 관련한 경험이 없던 상태에서 원어민들의 대화를 반복해서 듣고 따라 했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apple'은 읽지 못하지만 '애뽈'이 사과인지는 아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스크립트나 지문이 무엇이건 간에 '반복해서 듣고, 읽기'는 틈나는 대로 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파닉스: 파닉스(Phonics)는 단어가 가진 소리, 발음을 배우는 교수법(출처: 위키백과)

 

2. 소리 내어 읽기와 마구잡이 문법

소리 내어 읽기와 마구잡이 문법을 함께 분류한 이유는, 이 두 가지 방법이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과 함께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소리 내어 읽기는 긍정적인 효과를, 마구잡이 문법은 부정적인 효과가 컸습니다.

소리내어소리 내어 읽기는 모든 영어 텍스트를 큰 소리로 소리 내어 읽고, 녹음해서 들어보는 방법이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읽는 교과서의 텍스트는 생각보다 잘 정제되어 있는 구문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물론 구어에서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소리 내어 읽는 과정과 녹음을 한다는 사실이 제 스스로에게 긴장감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녹음한 결과물을 들어보며 제 발음과 텍스트를 다시 리뷰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컸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마구잡이 문법'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다 보면 필연적으로 문제풀이식 공부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각의 문제가 나름의 유형을 가지고 있어서, 대화 내용이나 텍스트를 얼마나 잘 이해했느냐 보다는 문제가 묻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는 것에 무게중심이 실려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각 유형별로 많이 다루는 지식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한편, 큰 관점으로 내가 배우는 문법 지식이 이 언어의 어디쯤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은 생각보다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학습방법이 문제의 유형별로 이뤄지고, 문제에서 다루는 지식 자체는 굉장히 조각조각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래서 문제도 잘 풀고 점수도 나쁘지 않게 나오지만, 실제로 영어로 말하려고 하면 벙어리가 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집니다. 실제로 저는 수능이나 모의고사에서 외국어 영역은 항상 만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영어를 잘하세요?'라는 질문에는 항상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스스로 이해하고 있는 언어적 틀과 구조가 없다면, 조각모음 하기 전의 하드디스크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아서, 뭔가 공부한 것은 있는데,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떤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마구잡이 문법'은 이와 같이 문법 지식이 조각조각으로 나뉘어 있어서 서로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상황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의식적으로 '조각모음'을 해야 하는데요, 제 경우에는 다음에 이야기할 5 형식 구조 분석 그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3. 5 형식 구조 분석

5 형식 구조 분석은 제가 재수할 당시에 재수학원에서 배웠던 방법입니다. 따로 이름을 붙여서 그렇지,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실 내용이라 생각됩니다.(재수할 때 이런 기본적인 것을 공부했으니, 제가 그전까지 얼마나 영어 공부를 엉터리로 했는지 알려주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문장을 동사의 종류에 따라 1 형식부터 5 형식까지로 분류하고, 동명사와 분사의 활용법을 고민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외국어 영역의 난이도가 기타 영역에 비해 쉬웠기도 했지만, 당시 저는 외국어 영역에서 틀리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5 형식 구조 분석을 통해서 '왜 답이 이렇게 되는지'에 대해서 좀 더 확신을 가지고 문제를 풀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영어 문장이 형성되는 원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과거에 정리되지 않은 채 산재해 있었던 문법 지식들을 구조화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영어에서 동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과 동사 중심으로 구조를 이해하면 영어를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는 격언을 떠올리시면 좋겠습니다.

나무만-보지말고-숲을-보라-숲을-바라보는-모습
나무만 보지말고, 숲(구조)를 보라

그 이후 저는 어떠한 언어를 배우던, 특정 시점이 되면 반드시 문법 구조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사뭇 예스럽고 요새 트렌드와 맞지 않다고 느끼실 수도 있습니다. 특히 구조 분석 자체는 텍스트를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끼실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어를 학습함에 있어 어떤 단계를 넘어서면 반드시 이러한 방식의 정리와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모르는 텍스트와 단어에 대해서 맥락을 바탕으로 이해하고 발화하는 능력이 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맥락과 구조 분석에 대한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함께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https://classmate79.tistory.com/entry/영어공부-혼자하기-영어-구조

 

영어공부 혼자하기 완벽한 시작을 위한 필수 영어 구조 분석 소개

안녕하세요! 같은 반 친구입니다. 오늘은 영어공부 혼자하기를 시작하기 위한 필수 영어 구조 분석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영어공부 혼자하기에 영어 구조가 필요한 이유 영어공부 혼자하기

classmate79.tistory.com

 

4. 영-한-영 공부법

어찌 보면 미흡하나마 지금의 제 영어 실력을 유지시켜준 방법이 바로 이 '영-한-영 공부법'입니다. 저는 대학에서 언어를 전공했고, 원대한 꿈을 가지고 외무고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언어 전공자이다 보니 국제법이나 국제정치와 같은 사회계열 과목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언어 시험에 사활을 걸었었습니다. 특히 영어는 정말 중요했는데, 당시 외무고시 영어 시험은 '한-영 번역'과 '영-한 번역'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하나의 맥락에서 준비하고자 적용했던 것이 '영-한-영 공부법'입니다.

우선 한글 원문기사가 많은 '국제'분야의 영어 사설이나 기사를 선정하고 한국어로 1차 번역을 진행합니다.(제 경우에는 당시 뉴욕타임스의 온라인 버전이었던 IHT의 World News를 이용하였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할 때에는 반드시 한국어 기사를 통해 충분한 배경지식이나 기관명/인명 등을 고려해서 정확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번역한 원문을 2~3회 정도 소리 내어 읽어보고, 제가 번역한 한국어 번역본을 보고 다시 영어로 번역해봅니다. 영어 번역이 마무리되면, 원문과 비교하면서 표현방식이나 관용어구를 리뷰해봅니다.

처음 이 방법으로 공부할 때에는 A4 한 장을 소화하는데 3~4시간이 걸렸습니다.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서 맞는 방법일까에 대해 무수히 고민했지만, 결과적으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선 제가 기존에 했던 영어 공부는 거의 대부분 '영어 Input - 한국어 Output'의 방법이었는데, 이 방법으로 '한국어 Input -> 영어 Output'의 경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텍스트 기반으로 진행하다 보니 문어적인 색채가 강하긴 했지만, 영어 회화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 한국어를 영어로 표현할 때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에 대해 나름의 노하우를 얻게 되었습니다. 특히, 세련되게 표현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구동사*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방향성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구동사(phrasal verbs)는 '동사+부사' 형태나 '동사+전치사' 구조를 통해 동사 원래의 의미와는 다른 새로운 의미 단위를 만들어 낸 구성을 말한다.(출처: 나무 위키) 

 

결론: 영어 구조의 중요성과 대화식 영어 학습

오늘은 영어 공부에 관한 제 경험을 공유해 보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영어를 대단히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과 비슷한 출발점에서 함께 고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글을 통해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는 점을 공유하고, 제 나름의 언어 공부를 하는 데 필요한 핵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한 가지 언어를 공부할 때, 아래의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1. 문장이 형성되는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2. 해당 언어를 소리 내는 데에 거부감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미 느끼신 분들도 있겠지만, 그동안 제가 써보았던 영어 공부법들은 대부분 구조과 관련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나름 소리에 대한 여러 방법들을 써보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보조를 맞추는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두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제 나름의 방법으로 새로운 언어를 배워보고자 합니다.(현재 계획으로서는 스페인어가 될 것 같습니다.)

새로운 언어를 나름의 방식으로 학습하면서 제 나름의 방법을 검증하는 한편, 영어 공부도 지속하면서 다양한 경험담을 공유할 예정이니까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오늘도 성장하는 하루 되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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